퇴계 이황(1501~1570). 조선 성리학의 대표적인 학자입니다. 그에게는 준과 채라는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퇴계 선생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보니 '동방의 주자'도 자식교육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았던 듯합니다.
"너는 최근에는 무슨 책을 읽고 있느냐? 학업을 그만두고 게으름을 피우며 세월을 보내고 있지는 않느냐?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다. 나는
너희들 두 아이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으니, 끝내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느냐? 너는 생각이 여기에까지
미치느냐?"
"너는 내가 멀리 있다고 방심하여 마음놓고 놀지 말고, 반드시 매일 부지런히 공부하도록 하여라. 또한 만약 집에서 공부에 전념할 수
없다면, 마땅히 의지가 굳은 친구와 같이 산사에 머물면서 굳은 결심으로 공부하여라. 한가하게 세월을 보내서는 안될 것이다. 혹 술을 마시고 헛된
생각을 한다거나, 낚시에 빠져서 공부를 그만둔다면, 끝내는 배움이 없고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 나는 아침저녁으로 네가 그렇게 해줄
것을 바라 마지않는데, 넌들 어찌 내 뜻을 알지 못하겠느냐?"
"너 혼자서 제사를 모시고 학업을 닦고, 널리 집안 일을 다스리자니 골몰할 때가 많으리라고 생각한다. 마땅히 옳은 것을 따르고,
순리대로 처신하되, 평소 뜻한 바와 항상 공부하는 것을 그만두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만약 세속적인 일에 끌려 학업의 뜻을 그만두게 되면
마침내는 시골의 시대에 뒤떨어진 쓸모 없는 사람이 될 뿐이니, 경계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게으름을 질책하고 공부와 독서를 독려하는 퇴계 선생의 편지를 보며 제 아이에게도 이야기해주고 저 자신도 경계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의 편지대로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하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