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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멀고 먼 강둑 - 라빈 드라나드 타고르

유앤미나 2012. 6. 28. 22:13
      
      
      멀고 먼 강둑 - 라빈 드라나드 타고르
      저 너머 강둑으로 가고 싶어요
      여러 척의 나무배가 줄지어
      대나무 말뚝에 묶여있는 저 강둑으로
      아침이면 사람들이 쟁기를 메고
      밭을 매러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저 강둑으로 말이에요
      소치는 아이들이 음메음메 우는 소 떼를 몰아
      건너편 강가의 초원으로
      헤엄쳐 가게 하는 곳
      저녁엔 갈대 수풀 우거진 섬에
      들개 짖는 소리를 뒤로 하고
      모두 자기 집으로 돌아오지요
      엄마, 엄마가 걱정하시지만 않는다면
      나는 이 다음에 커서
      저 나루터의 뱃사공이 되고 싶어요
      저 높은 강둑 그늘 어딘가엔
      신비한 호수가 감추어져 있다고
      사람들은 모두 말하지요
      비가 멎으면 들오리 떼가 찾아들고
      물새들이 알을 낳는 물가에
      억새풀이 무성히 자라있는 곳
      그곳에는 도요새가 꼬리를 흔들며
      깨끗하고 부드러운 개펄에
      작은 발자국을 남기고 있지요
      또 저녁이 되면
      하얀 꽃을 머리에 인 키 큰 들풀들이
      달빛을 불러 물결 위에 떠 놀게 한다지요
      엄마, 엄마가 걱정하시지만 않는다면
      나는 이 다음에 커서
      저 나루터의 뱃사공이 되고 싶어요
      내가 이쪽 강둑에서 저쪽 강둑으로 건너갔다 또 돌아오면
      물놀이를 하던 마을의 사내애들과 계집애들은
      나를 부러워하며 쳐다보겠지요
      해님이 높이 떠올라 한낮이 되면
      나는 엄마에게로 달려가서 말할 거예요
      "엄마 배가 고파요."라고
      그리고 하루가 지나 나무 아래 그늘이 깃들 때
      나는 저녁 어스름 속으로 돌아오지요
      엄마, 엄마가 걱정하시지만 않는다면
      나는 이 다음에 커서
      저 나루터의 뱃사공이 되고 싶어요
      나는 아빠처럼 엄마를 남겨두고
      먼 도시로 일하러 가지는 않겠어요
      
      
    출처 : 50-70대의사랑과 추억
    글쓴이 : grac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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