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예병일의 경제노트

서점, 그리고 프랑스와 한국

유앤미나 2012. 6. 27. 12:09

서점, 그리고 프랑스와 한국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2년 6월 25일 월요일
"There are two things you don't throw out in France, bread and books."
'In France, books still rule' 중에서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2012.6.23, 22면)

며칠전 옛 영풍문고 강남점 자리를 지나갔습니다. 기사에서 본 대로 문을 닫았더군요. 동네서점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이젠 대형서점들도 경영이 쉽지 않은 듯보여 안타까웠습니다.
지난 주말에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을 보다 흥미로운 기사를 접했습니다. 'In France, books still rule'이라는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There are two things you don't throw out in France, bread and books."
재미 있는 표현이지요. 프랑스 특유의 자부심도 느껴지는 말입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종이책이 여전히 강세라고 합니다. e북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이나 영국과는 상황이 좀 다르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서점들도 여전히 '건재'하다고 합니다.
기사를 보니 이런 프랑스의 상황은 국가의 개입에 힘입은 바가 컸네요. 1981년부터 프랑스 책은 5% 이상 할인판매를 하지 못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고, 작년에는 이런 정책을 e북으로까지 확대했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서점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무이자 대출을 해주기도 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인지 프랑스에서는 여전히 책과 서점이 건재했습니다. 물론 이런 가격정책의 대상인 '프랑스어 서점'에 한한 이야기입니다. 프랑스에서도 정책의 대상이 아닌 '영어책 서점'은 하나 둘 문을 다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권이나 정부도 '합리적인 개입'을 다시 한번 고민해보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In Germany the most important creative social status is given to the musician. In Italy it's the painter. Who's the most important creator in France? It's the writer."
그 사회가 가장 중요하게 인정하는 크리에이터의 지위, 그건 독일에서는 음악가, 이태리에서는 화가이며, 프랑스에서는 작가이다... 이 대목도 기사에서 흥미로운 표현이었지요.
우리 한국사회에서도 책과 서점이 '건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책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서점이 하나 둘 사라지는 모습을 보는 건 슬픈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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