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나는 . . . 이정하
처음에 나는
당신이 꽃인 줄 알았습니다.
내가 당신을 더욱 가까이 보려고
꽃 속으로 들어갔을 때
당신은 어느새 눈부신 향기로 남아서
나에게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나는
당신이 바람인 줄 알았습니다.
나의 외투깃을 펄럭이며
달아나는 당신을
내 품에 안으려고 뛰어갔을 때
당신은 어느새 빛나는 노을이 되어
내 등 뒤에서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나는
당신이 별인 줄 알았습니다.
나의 창문 너머로
어두운 하늘 가득히
온 밤을 하얗게 지새우면서
나에게 손 내밀던 그대
내가 당신의 숨소리를 들을려고
나의 창문을 열었을 때
당신은 어느새 은하수가 되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습니다
그 아린 목청이과 함께한
막 태어난 양의 배냇~똥
유년 기억 왈칵 밀려오는
간밤에 지난 봄비 비릿내
그늘진 자리에서 더 고운
그런 어린 시절이 있었지
영상 이미지 ; 애기똥풀,dadapoe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