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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트렌드, 작은 책방에서 누리는 행복

유앤미나 2016. 11. 10. 08:37
대만의 트렌드, 작은 책방에서 누리는 행복
예병일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2016년 11월 9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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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 평에 이르는 공간에 150석 좌석이 마련돼 있는 이핀책방에는 총 2500여 권에 이르는 각종 도서가 구비되어 잇다. 오전 10시30분부터 저녁 9시까지는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다. 2016년 7월1일 정식 오픈한 이핀책방은 여름철 찌는 듯한 더위를 피해 휴식처를 찾는 이로 늘 인산인해다.
이핀책방의 특징은 사회적 기업으로 이윤의 50%를 사회약자를 돌보는 단체에 지원한다는 것이다. 
 
 
'개권유익'(開券有益). 책을 펼쳐 읽으면 이로움이 있다는 말입니다. 책이 스마트폰 등에 점점 더 밀려나는 모습을 보면서 아쉬움이 큽니다. 하지만 잘 고른다면 여전히 책만큼 효율적인 정보와 지혜의 보고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코트라가 매년 연말에 정리해 내고 있는 세계 트렌드 관련 책을 읽다 보니 이 '책'과 관련된 항목이 눈에 보였습니다. '맞춤형 휴가'(Tailor-made Vacation) 분야에서 본 대만의 특색 있는 소규모 책방 '이핀책방'입니다. 
이핀책방은 우리 돈으로 약 3,500원만 내면 시간 제한 없이 음료, 차, 커피 등을 무제한으로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책방이라고 합니다. 책방이지만 책은 팔지 않는, 일종의 '책방 카페'이지요.
 
150석 좌석에 2,500여 권의 책이 있다고 합니다. 수익이 날지 의문이 들어 자세히 보니 역시 만든 사람이 대만 외식업계의 대부였습니다. 연 매출이 4,000억 원이 넘는 왕핀기업의 창업자인데, 지난해에 회사를 퇴직하고 책방을 열었다고 합니다.
"스마트 기기에 정신을 빼앗긴 사람들에게 책 향기와 커피 향기로 책장 넘기는 즐거움을 되찾아주고 싶다"는 그의 생각에 공감이 갑니다.
 
이핀책방 외에도 대만에서는 요즘 경제계 인사들이 사회적 나눔을 목표로 독립서점을 잇따라 열고 있다고 합니다. 
 
동네 책방이 거의 사라져버린 한국. 우리 사회에 새로운 형태의 작은 책방들이 동네마다 만들어져 사람들이 책을 매개로 모이는, 그런 트렌드가 생겼다는 소식을 언젠가 꼭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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