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mplorer(애원하는 여인) / Camille Claudel
나의 불쌍한 머리가 아프다오. 나는 더 이상 아침에 일어날 수가 없다오. 오늘 저녁에 나는 당신을 찾기 위해 우리가 다니던 장소들을 찾아 헤맸다오 죽음조차 나에게는 부드럽게 여겨지오! 나의 최후는 어찌나 길던지...
어찌하여 당신은 작업실에서 나를 기다리지 않았단 말이요? 어디에 있었소? 내가 얼마나 큰 고통을 느꼈는지...
나는 가끔 고통이 덜할 때에는 빈혈 같은 것을 느낄 때가 있다오. 하지만 오늘은 다른 어느 것과도 견줄 수 없는 너무도 큰 고통이 남아 있다오.
까미유, 나의 사랑이여.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나는 광기가 다가옴을 느끼오.
또한 이것은 당신의 작품이 될 것이라오. 이렇듯 계속되는데, 당신은 어찌하여 나를 믿지 않는단 말이요? 나는 조각을 포기하오.
내가 만약 어느 곳에라도 갈 수 있더라면 내가 잊을 수만 있다면 그렇지만 그런 곳은 없다오.
간혹 내가 당신을 잊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 때도 없지 않다오. 그러나 그 다음 순간, 나는 당신의 강한 힘을 느낀다오. 나를 가련하게 보아주오, 나는 더 이상 어쩔 수가 없다오.
나는 당신을 보지 않고서는 하루라도 살 수가 없다오. 그렇지 않다면 이 끔찍한 광란뿐이라오.
이제 끝이라오 나는 더 이상 작업하지 않는다오.
나의 못된 연인이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미치도록 당신을 사랑한다오. 나의 까미유여,
나는 우정을 가지고 다른 어느 여인과도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오. 나의 모든 영혼은 당신에게 속해 있으니, 믿어주오.
나는 당신을 설득 할 수가 없고, 나의 말들은 무력하고, 나의 고통을 당신은 믿지 않으니... 내가 물어도 당신은 그마저 의심하는구려.
나는 오래 전부터 더 이상 웃지 않으며, 더 이상 울지 않으며, 더 이상 노래 할 수도 없다오.
모든 것이 따분하게 느껴지고, 나와는 무관한 것처럼 보인다오. 나는 내가 왜 고통스러워하는지 더 이상 이해가 안 갈 정도라오.
왜냐하면 모든 것들이 나에게는 무관하게 보여지기 때문이오. 나를 마음 아프게 했던 것들까지도 말이오.
당신 모습을 매일 볼 수 있게 해주오. 오직 당신의 너그러움만이 나를 구해줄 수 있다오. 나의 당신에 대한 불타는 사랑은 너무도 순결하오.
당신이 나에게 동정을 가져준다면 그대 자신도 보상받게 될 것이오.
나의 광폭한 여인이여 / 로댕(Rodin, 1840~1917)
윗글은 로댕이 그의 연인 까미유한테 보낸 열렬한 사랑 편지입니다.. 결국은 비련(悲戀)으로 끝나긴 했습니다만.. 이 글을 읽으며 잠시 젊은날의 그 끝없는 목마름을 느낍니다.. 설령 그 끝이 조금은 속물 스럽더라도 그 순간 그에게 있어 그녀는, 그가 꿈꿀 수 있는 전부였을테니까요.. 꿈꿀 수 있다는 것.. 꿈꾼다는 것.. 그런것들이 자꾸만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이쯤에서야... ^^;
*참고* 그들이 첨 만났을 때 카미유의 나이는 19세, 로댕의 나이는 43세였다는군요.. 물론 이글은 그보다 훨씬 뒤에 씌어졌겠죠.. 위의 작품은 까미유의 36세때(1900년) 작품이라는군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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